오늘은 교회 절기로 ‘성령강림절’ 혹은 ‘오순절’입니다. 구약성경에서 오순절은 출애굽을 기념하는 유월절을 지내고서 오십일 째를 지키는 날로써 ‘오순절’이라고 하고, 때로는 칠칠절로도 불렸습니다. 이 절기는 보릿단을 하나님께 바치고서 난 후 오십일 째 되는 날에 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절기는 또한 시내산에서 하나님의 말씀인 율법을 받은 날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애굽을 떠나서 시내산에 도착한 지 오십일 째가 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순절은 역사 속에서 여러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새로운 백성으로의 부르심’을 의미하는 날로 초점이 모아집니다. 하나님의 새로운 백성으로서 하나님을 바라보며 말씀을 좇아 생활하도록 부르셨습니다.
신약에서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지 오십일 째 되는 오순절에 ‘성령께서 강림’하셨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성령이 임하심으로 새로운 공동체 곧 ‘교회’가 탄생하게 되었고, 성령을 받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오순절 성령강림은 곧 ‘교회의 탄생’을 의미하였습니다. 물론 구약에서 교회라는 개념은 시내산 공동체였는데, 성경은 ‘하나님의 성회’라고 표현하였습니다. 히브리어로는 이 말이 ‘카할’인데, 이 단어를 신약에서는 ‘교회’로 번역하였습니다.
결국 교회란 무엇인가? 새로운 공동체로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따르고 믿음으로 살아가는 말씀 공동체였습니다. 그래서 초대교회는 성령께서 감동하시는 대로 자신의 물건을 팔아서 사도들의 발 앞에 가져다 두고서 필요를 따라서 가져다 사용하였습니다. 또한 성령께서 감동하시는 대로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로서 삶을 살았습니다. 그래서 사도행전을 성령께서 이끌어 가시는 것에 순종하는 교회의 모습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우리로 하여금 여전히 성령께서 이끌어 가시는 교회로 살아가도록 그 과제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교회에는 하나님이 없습니다. 개인적인 신앙고백과 예배 속에서는 하나님을 만남과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교회 공동체로 모여서 어떤 사역을 계획하거나 회의를 할 때 하나님이 없습니다. 오직 자기의 주장과 경험, 교회의 오래된 관습만이 남아 있습니다. 새로운 공동체로서의 자기 변혁과 성령님의 역사하시고 인도하심에 대한 반응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교회에는 하나님이 없습니다.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주님께서는 오순절에 성령을 보내시면서 예배 시간에만 은혜를 경험하도록 부르시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이스라엘로서 교회에 성령을 부어주셔서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좇아서 바라보고 어떤 일에 대해서 결정하도록 하셨습니다. 성령님이 계시지 않는 교회에 다시금 성령의 역사가 나타나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