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등기를 지난 주간에 끝나는 줄 알았는데, 이번 주까지 다시 등기소를 오가는 일을 했습니다. 한 편으로는 여러 번 오가면서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공무원은 얼마나 짜증이 나고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 계속해서 “선생님”이라고 하시는 것을 보니 교회에 가까이 있는 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해서 서류를 다시 작성하고 장로님들께 인감도장을 다시 찍기를 여러 번 반복하면서 드디어 서류가 완성되어 작업이 끝났습니다. 처음에는 한 번에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자꾸 갈 때마다 서류를 보강하라고 이야기하시는 공무원들에게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분들의 편에서 보니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것이었습니다. 교회의 수많은 서류와 절차들을 하고 있었지만,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터무니없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관행처럼 알고 있었던 것이 법적인 기준에 의하면 얼마나 세밀히 해야 하는가를 다시금 느꼈습니다.

마지막 서류를 제출하면서 몇 번의 오락가락 하는 사이 이제는 담당자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수고가 많으시고 얼마나 같은 말을 반복하시느라 힘드시겠느냐?”라고 말을 거들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서 드렸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민원인들 모두가 자기의 입장에서만 이야기하고 몇 번을 오가느라 공무원들과 입씨름 하는 장면이 보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저의 이해심과 작은 배려로 인해서 공무원들이 불편함 감정이 바뀌어서 편안하고 부드럽게 이해해서 고마워하면서 설명을 해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그것이었습니다. 나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주장하기만 하면 큰 소리가 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객관적인 입장에서 일을 하고 이해한다면 서로가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결국 ‘선교적 삶’이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나의 관점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과거에는 교회의 기준이 세상 보다 높았지만, 지금은 세상의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교회와 교인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시각에서 다시금 우리가 그들에게 우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소리를 높일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시각에서 우리가 너무나도 편협하고 우리끼리 만의 언어로 구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번 한 주간은 비기독교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도 대접하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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