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 주간에 조용희 전도사님이 사고로 인해 골절상을 입어 수술하고 입원중입니다. 전도사님의 빈자리가 생각보다 큽니다. 설교준비를 하고 제자훈련을 하는 것만으로도 부목사가 없기에 저에게는 상당한 부담입니다. 매일 이어지는 새벽기도회와 영상 작업, 수요예배와 주일설교를 준비하는 일, 주 6회에 이어지는 제자훈련 등으로 잠시도 시간을 허투루 쓸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주일에 누가 결석했는지 성도들의 상황이 어떠한 지에 대해서 다 알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때로는 성도들을 상담하고 심방을 잡아주고 전화심방, 나눔 카페와 나눔 마당을 준비하고 교회당의 여러 가지 잡일 등을 모두 처리해주시던 전도사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도사님이 없는 공간을 서로가 메꾸어 주려고 하는 여러 손길들을 경험합니다. 어와나 설교를 대신 해주시는 분이 계셨고, 어떤 분은 오셔서 쓰레기를 분리수거 해주시고 강단에 물을 올려 주셨습니다. 주일예배가 마치고 나면 식당을 이용하신 분들이 떠난 뒷자리를 정리해주시는 분과 화분을 정리해주시는 분도 있습니다. 주일에 좀 더 일찍 나와서 도울 일이 없느냐고 하면서 안내를 솔선수범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새벽기도회는 먼저 오셔서 음악을 틀어주시는 분도 있습니다. 모두가 전도사님의 안부가 걱정되어 연락을 해보고 싶어도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기도해주시면서 저에게 묻기도 합니다.
특히나 지난 주간은 한파가 찾아와서 이것저것 살펴야 했습니다. 지난 2020년 겨울에 교회 수도가 얼어서 고생을 했습니다. 물론 그때는 코로나로 인해 공예배가 불가능해서 성도들에게 큰 불편은 없었지만 말입니다. 그때처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이것저것 살펴야 할 것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연말이기 때문에 2023년 행정과 설교계획을 세우는 일 등 해야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저녁에 찬양이 있는 만나 예배, 성탄절, 그리고 송구영신예배 등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아마도 나름대로 이것저것을 살핀다고 하더라도 부족한 부분들이 드러날 것입니다. 성도님들에게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혹시라도 부족한 부분이 나타나면 이해와 아량을 바랍니다.
서로를 배려하고 빈자리를 메꾸어 주는 모습이야말로 ‘사랑의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누군가가 함께 해주고 배려하며 메꾸어 주었을 때 홀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위로를 받고 소망을 갖게 됩니다. 서로가 함께 이해하고 위로하며 섬기는 모습을 통해서 우리 주안애 교회가 주님이 세우고자 했던 ‘사랑의 공동체’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