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삶에서 ‘은퇴’는 교회의 은퇴보다 빠릅니다. 그래서 종종 ‘은퇴’를 하고 나면 갑작스럽게 자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힘들어 하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또한 은퇴하는 것이 쉼의 시간을 갖게 되어 좋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오히려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그래서 저는 종종 은퇴라는 말 보다는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말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제 새로운 믿음의 길을 시작하는 여러분들을 축복합니다.
오늘은 연영호 권사님과 조남례 권사님의 은퇴식입니다. 교회의 법에 따라서 시무권사로 사역하다가 만 70세가 되어서 은퇴를 하기는 합니다. 최근에는 과거에 비해서 15년 이상 생물학적 나이가 젊어졌다고 말합니다. 과거에는 70세에 도달하시는 분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교회에서 은퇴하신 분들에 대한 광고나 요람에 실려 있는 것을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정년이 되어서 은퇴를 한다는 것은 굉장한 영광이었고 보람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은혜 가운데 주님의 사역을 공적으로 감당하고 은퇴하는 것은 영광이고 크나큰 은혜입니다. 이제부터는 부담감을 뒤로하고 홀가분하게 진정으로 섬길 수 있는 시간입니다. 지금부터의 섬김은 시무 권사라는 직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주님이 주시는 마음으로 헌신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신앙의 여정에서는 ‘은퇴’는 없습니다.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길에 은퇴는 없습니다. 주님께 기도하고 찬양하는 삶에 은퇴는 없습니다.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흔들리지 않고 믿음의 여정을 걸어가야 합니다.
이제부터 진짜로 ‘기도의 어머니’로 살아가야 하는 새로운 시작의 시간입니다. 이전에는 앞에서 사역을 이끌어 갔다면, 이제는 말없이 뒤에서 조용히 기도하면서 앞서서 사역하는 이들을 위해서 응원하고 힘을 북도우어 주는 사역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부담감이 아니라 기쁨으로 감당하는 사역의 시간입니다.
또한 그동안 교회의 헌신에 감사하면서 그에 대한 보답으로 교회가 관례적으로 선물을 해오던 것을 장로님들을 뒤따라 자발적으로 그것조차도 교회에 헌신하겠다는 고백을 들었습니다. 그동안의 섬김에 감사하고 또 한 번의 헌신에 더욱 감사합니다. 주님께서 지금까지 함께 하셨던 것처럼 항상 함께 동행하심이 가득하기를 기도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