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남미를 생각하면 ‘카니발 축제’를 생각합니다. 원래 카니발의 뜻은 ‘살코기여 잘 있거라’는 뜻으로 그들의 주식인 고기를 멀리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 음식을 멀리 하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고통의 기간인 40일을 시작하기 전에 마음껏 먹고 마시는 시간들을 갖게 되었는데, 이것이 후에는 노동자들과 노예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 축제를 열어주었습니다. 이것을 ‘사육제(謝肉祭)’라고 합니다.

이렇게 카니발 기간이 끝나는 수요일을 ‘재의 수요일’이라고 하는데, 그 날부터 시작해서 40일을 금욕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그 기간을 사순절이라고 합니다.

사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념하는 시기를 말합니다.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로 시작해서 주일을 빼고서 부활절 전날까지를 의미합니다. 40이란 의미는 기독교에서 많은 의미를 갖습니다. 노아의 홍수 사건이 40일간 이었고, 모세가 시내산에서 40일을 금식하면서 율법과 십계명을 받았으며, 이스라엘 백성의 40년간의 광야 훈련의 기간과 주님께서 40일 동안 광야에서 금식하셨던 것에서 그 의미를 찾습니다. 그래서 기독교 전통 속에서는 이 40일 기간을 ‘금식과 절제’를 하며 말씀을 묵상하면서 자신을 정화하는 시간으로 삼습니다.

서양은 기독교를 국교로 정했었기에 모든 문화에서 기독교적인 영향력이 깊이 베여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력을 중심으로 해서 1년의 주기가 시작됩니다. 그러한 영향으로 교회력에 중요한 절기에는 ‘공휴일’로 지정해서 교회에서 행사를 갖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탈기독교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편의주의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종교적인 의식이 매우 약해졌습니다.

우리나라는 기독교적인 배경이 없기에 카니발 축제나 사순절을 지키는 것이 사회적으로 진행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개인 경건훈련의 시간으로 여기고 교회의 행사로만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교회마다 사순절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지키는 경우가 있고, 고난주간만 지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우리 합동 교단에서는 ‘고난주간’만을 지키는 경향입니다. 사순절을 ‘신앙의 훈련 기간’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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