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오랜만에 만나도 조금 전에 만난 것처럼 반가운 사람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친구가 있습니다. 물론 자주 만난 사이는 아닙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신학대학에 진학했을 때 그 친구는 같은 대학교 종교음악과에서 함께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보이지 않아서 알아보니 이태리에서 유학중이었습니다. 9년여의 유학 중에 한번 한국 방문했을 때 보았습니다. 그리고 한 동안 연락이 없어서 아직도 이태리에 있는가보구나 했는데, 미국 뉴욕에 가 있었습니다. 지난 2013년에 뉴욕에 총회에 참석했을 때 만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10년 동안 특별한 연락이 서로 없었습니다. 그냥 제가 매번 주안애 묵상을 보내주었을 뿐 특별한 대답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 반가움 보다는 가슴이 먹먹하였습니다. 친구의 아내가 주님의 품에 안겼습니다. 저도 잘 아는 후배입니다. 제가 군에서 휴가 나와서 대학 채플에서 기도했던 것을 기억하고서 무척 반가워했던 후배였습니다. 언제 봐도 남편의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오빠~ 라고 하면서 반가이 맞이해주었던 집사님입니다.
뉴욕의 대형교회에서 두 부부가 신실하게 지휘자로 섬기고 있었던 아주 예쁜 가정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자신에게 주신 하나님의 사명으로 알고서 성실하고 주님을 사랑함으로 살아가는 부부였습니다. 다른 친구 목사가 제 친구를 보고서 하는 말이 “웬만한 목사보다 더 나은 분이네~”라고 할 만큼 신실한 부부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질병으로 인해서 너무 빨리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이럴 때마다 슬픔과 때로는 절망감과 분노감이 차기도 합니다. 또한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시각으로 바꾸어 보면,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아픔에서 참 해방과 안식을 주심이었습니다. 홀로 믿는 가정이었기에 그 가족들에게 ‘하늘나라의 안식의 비밀’이 심겨지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장례를 인도하였습니다.
오늘 우리의 삶에서는 아직 아닌 것 같은 일도 종종 일어납니다. 그러할 때도 우리는 ‘믿음의 길’을 걸어가면서 ‘오직 예수뿐이네~’를 고백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