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린이 주일입니다. 과거 예수님 시대나 우리나라 구한말 시대나 어린이에 대한 존중이 없었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소파 방정환 선생님의 노력으로 인해 1946년 5월 5일에 공식 어린이날로 제정되었고 1975년에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었습니다. 우리 보다 앞서 서양사회는 일찍부터 어린이날을 제정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졌습니다.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 역시 어린이날을 통해서 사회의식의 변혁이 이루어졌습니다.
가끔은 어린이날이 어린이들의 끝없는 요구를 들어주는 날 혹은 아이들과 함께 놀이동산 가는 날로만 끝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하기도 합니다. 어린이날은 사실 어린이를 위해서 놀아주는 날이 아니라 어린이들을 집안의 노동력이나 귀찮은 존재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라는 의식 전환의 의미를 더 크게 담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가끔 제가 음식점 웨이터에게 혼이 난 경험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교인들이 음식이 들어오면 저에게 먼저 가져다주고 웨이터에게 그렇게 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웨이터가 이야기하기를 “여기는 브라질이고 여기는 우리 식당이다.”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바라보기에 우리문화가 무척이나 어색하고 이상하게 느껴졌겠지요. 서양사회는 오래전부터 가장 먼저 어린이, 그 다음은 여성을 배려하고 있습니다. 결국 배려는 상대방이 힘이 없고 약하다고 해서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그렇게 창조되었음을 인정하고 그 모습 있는 대로 존중하는 것입니다.
우리사회는 획일적인 요소가 무척 강합니다. 그러다보니 서로 다름 곧 서로가 갖고 있는 힘이나 지적인 능력, 때로는 감정 등의 다름을 은연중에 무시하곤 합니다. 그래서 다시금 어린이 주일을 맞이하면서 아이들을 통해서 미래를 꿈꿀 수 있으며, 그들을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교회와 사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