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성령 강림절입니다. 또 다른 절기로는 ‘오순절’이기도 합니다. 구약에서 오순절은 칠칠절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오순절은 유월절 축제 때 밀 수확을 시작하고서 50일째 되는 날입니다. 구약에서는 또한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율법을 주신 것을 기념하는 날로 지켜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날을 구약에서는 3대 절기(유월절, 오순절, 초막절) 가운데 하나로 최고의 종교적이며 민족적인 축제의 시간으로 지켰습니다.
오순절에 대해 신약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과 관련해서 완성된 사건이며 앞으로의 사명을 감당해야 할 시작으로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유월절의 양으로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사흘 만에 살아나셨고 그 후에 승천하셨습니다. 50일 째 되는 날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있던 주님의 제자들에게 성령이 임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오순절을 ‘성령 강림절’이라고 합니다. 오순절에 성령이 강림하여서 일어난 일은 불의 혀 같은 것이 그곳에 모인 50명의 제자들에게 임하였고, 각자가 태어나서 자란 모국어(방언)로 주님의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성령 강림절에 특별한 성령의 역사가 나타났는데 신비한 어떤 능력에 강조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모국어로 ‘복음’을 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성령 강림절’은 ‘교회의 시작’과 ‘선교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성령 강림절을 지키는 것은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보내사 우리를 교회로 삼으시고, 교회된 우리는 주님의 복음을 세상 가운데 전해야 함을 고백하고 되새기는 시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령 강림절은 선교하는 교회로서의 자기 정체성의 고백을 해야 합니다. 교회는 예배와 모임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자기 정체성의 고백 곧 복음을 전하는 선교를 해야 합니다.
선교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교회 그 자체이며 교회의 본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