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무더위가 가시지는 않았지만, 주변의 나무들을 둘러보니 색깔이 조금씩은 변해갑니다. 그리고 곡식이 영글어 가면서 살짝 노랗게 변한 모습도 보입니다. 그토록 무덥고 힘들었던 시간도 얼마 지나지 않아 변하게 될 것입니다.

인생의 길도 그 과정 속에서는 무척이나 힘들고 아프게 느껴지지만, 지나고 보면 다 ‘추억’이 되곤 합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그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기도 하고, 때로는 중독이나 왜곡이라는 방어기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에게 매번 삶을 어떤 기억으로 스스로의 머리에 저장하느냐에 따라서 삶의 질이 달라집니다. 모든 것이 힘들고 어려웠다고 생각하고 불평하는 사람은 그 기억 속에 힘들고 어려웠던 것만 저장합니다. 그리고 매번 그것을 묵상함으로 그것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스스로의 삶을 불행하다고 정의해버립니다.

그러나 비록 힘들고 어려웠더라도 그때 그 시간을 잘 지났고, 또한 그 순간에 주님께서 함께 하셨다는 고백하는 사람은 ‘은혜’와 ‘감사’로 저장됩니다. 그래서 그때가 비록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주님의 살아계시는 능력을 경험한 시간으로 간직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생을 이전과는 다르게 살아야 합니다. 주어진 인생이어서 습관대로, 혹은 남들을 흉내 내면서, 혹은 성공을 인생의 목표로 살았다면, 이제는 ‘주님과 동행하는 삶’으로 인생의 여정을 새로이 설계하고 나아가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과거의 아픔에 발목 잡힌 삶을 살아서는 아니 됩니다. 과거의 아픔을 묵상하고 스스로 소설을 써서 그것에 얽매인 오늘의 삶이 되어서는 아니 됩니다. 이적이 불렀던 ‘걱정말아요 그대’라는 노래 가사가 생각납니다.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그렇습니다. 지나간 것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인생은 과거에 사로잡힌 불행한 삶이 됩니다. 지나간 삶에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그때 최선을 다했으면 잘 살은 것입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 의미를 깊은 추억과 신앙의 경험으로 저장하고, 오늘의 삶에서도 의미와 주님의 동행하심을 바라보고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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