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당 가까운 곳에 배재 대학교가 있어서 많은 이점들이 있습니다. 동네 주민들은 가볍게 등산을 하기가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저에게는 대학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어서 무척 좋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목회자가 그러하듯이 저도 누구 못지않게 ‘책 욕심’이 한 가득이거든요. 그런데 대학을 시작하면서부터 아르바이트 해서 모은 돈으로 먹을 것 아껴가면서 구입했던 책들이 이제는 제 품에 없습니다. 브라질에 갈 때는 교회에서 컨테이너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어서 모든 책들을 갖고 갔습니다. 그러나 정작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제게 꼭 필요한 성경책과 원어 사전 등 한 두 권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제가 갖고 있는 책들을 배재 대학교 도서관에 없는 것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종종 중고 신학서적을 찾아보곤 하는데, 안타깝게도 다시금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포기하곤 합니다.

그래도 3년 동안 제법 서가에 책들이 많이 꽂혔습니다. 매달 정기적으로 책을 구입해서 읽기도 하고 때로는 가까운 목사님이 가끔씩 신학서적만 읽어서는 아니 된다고 하면서 책을 주시기도 합니다.

사실, 어떤 측면에서 보자면 목회자는 책을 읽을 때 ‘편식’하기가 쉽습니다. 아니 저의 경우가 그러합니다. 신학과 성경과 관련된 책들과 역사에 관한 것을 주로 봅니다. 좀 더 폭 넓게 수필이나 에세이를 읽어서 사람들의 실제 삶에 대한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시를 읽어서 마음의 풍성함과 감성을 갖는 것 또한 필요한 일일 것입니다.

종종 어떤 분들은 유행하는 연속극을 꼭 보아야 한다고 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거기에 지금 성도들이 살아가는 인생이 담겨 있고 세상의 사상과 유행이 어떻게 되어가는 지에 대한 이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성도들과 대화의 공통 주제가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제가 전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제가 좋아하지 않아서 안하는 부분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세상의 삶에서 직장생활과 사업을 잠시 해본 것이 전부였던 저로서는 성도들의 삶에 대한 이해가 조금은 부족할 듯 싶기도 합니다. 아니,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모든 성직자들이 다 그러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모두가 ‘하나님의 말씀’을 기준으로 말씀을 전하고 성도들을 믿음의 길로 인도했습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추석’입니다. 다들 부모님과 형제들을 찾아보는 일들로 분주하겠지요. 저 또한 오랜 동안 부모님과 형제들 곁에 없었으니, 자식노릇과 동생 노릇을 해야 하겠습니다. 다들 건강하고 행복한 추석 명절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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