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은 예수님의 생애와 관련하여 지켜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력의 시작은 태양력으로는 지난 해 12월 3일 ‘대림절’(강림절)로 시작되어 6개월의 여정의 시점이 지났습니다. 대림절로 시작된 절기는 예수님의 탄생하심과 사순절과 부활주일, 그리고 성령 강림주일과 삼위일체 주일로 이어집니다. 이 절기들이 마쳐지고 나면 11월까지 비절기 구간에 해당합니다. 이 기간 동안에 강단보와 스톨은 녹색으로 하며, 개인 신앙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시간입니다. 물론, 7월 첫 주일은 ‘맥추 감사주일’, 10월 20일은 ‘교회 설립 기념 주일’, 10월 27일은 ‘종교 개혁 기념주일’, 11월 17일은 추수감사주일‘이 있습니다. 이 비절기 구간의 절기는 예수님의 생애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는 않습니다.
올 해 비절기 구간에는 창세기를 중심으로 강해설교를 하려고 합니다. 제자훈련에서도 창세기를 공부하기에 좀 더 깊이 있는 이해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창세기는 이스라엘 백성의 왜곡된 세계관을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세계관이라는 말은, 자신의 외부를 바라보는 관점을 말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삶에서 어떤 것을 결정하거나, 말과 행동, 그리고 신앙생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세계관은 애굽의 세계관이었습니다. 애굽의 세계관으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이 노예였으며, 바로의 종이었다는 세계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먹는 문제에 묶여 버린 물질주의 세계관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바른 정체성을 심어 주셨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세상에 대한 바른 세계관을 갖고서 하나님의 나라로 살아가기를 원하셔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역시 창세기 말씀을 통해서 우리에게 왜곡된 지식을 주는 세속주의적 가치관, 물질 만능주의, 이념 편향주의, 종교 혼합주의, 기복주의 등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하나님의 백성으로 사는 것이 단순히 교회에 다니는 것으로만 여겼습니다. 교회는 열심히 다니고, 신앙생활과 교회의 교육을 다 받고 훈련을 해서 세상에서 삶은 별반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그냥 조금 다른 사람들에게 악한 일을 하지 않고 선을 베풀려고 노력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물론, 그렇게 살아가는 삶도 매우 귀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사고의 틀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지 않음으로 해서 부지중에 세속적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창세기 강해를 통해서 우리의 사고와 시선이 얼마나 깊이 왜곡되어 있는지를 깨닫고, 새롭게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과 나라로 살아가게 되는 역사가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