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38년 만에 만났습니다. 모두가 함께 신앙생활을 뜨겁게 하던 친구들이었습니다. 함께 기도하고 찬양을 하기도 했습니다. 미션스쿨이었기에 반별 찬양대회를 했던 기억도 새록새록 돋아났습니다. 어떤 친구는 성악을 전공해서 지금은 독일의 자르부르켄이라고 하는 도시에서 주립 극단 오페라 가수로 생활을 하고 있고, 다른 친구는 늦게나마 주님의 부르심으로 목사가 되었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집안이 불자였는데, 우리가 너무 좋아서 우리와 어울리다가 교회당에 나가게 되었고, 그때의 영향으로 결혼 후에 주님을 만났고 지금은 건실한 사업가로서 매일 새벽기도를 나가면서 신앙생활을 합니다.

친구들과 대화를 하면서 두 가지를 크게 깨달았습니다. 독일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동 중인 친구는 유학을 간지 1년 만에 우리나라가 IMF를 맞아서 부모님이 송금하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런 가운데 어떻게 해서든지 학업을 위해서 돈을 벌어야 했는데, 마침 주립 오페라 극단에서 공개모집이 있어서 응모하였고 그 결과로 지금까지 오페라 가수로 활동 중이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자신과 함께 공부했던 음악과 동료들은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음악을 떠나 다른 직업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때 깨달은 것은 ‘전화위복’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예술을 전공하는 가정에서 자녀의 학업을 감당하기 위해서 많은 경제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은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 친구는 다른 가정보다 열악했던 것이 오히려 지금까지 독일에서 28년째 오페라 가수로서 활동하는 은혜를 입었습니다.

고2~3 때 매우 가깝게 지내던 삼총사가 있었습니다. 그 삼총사에 끼고 싶어서 자주 함께 했습니다. 저희 삼총사가 모이기만 하면 제가 신앙강좌를 했었거든요. 그런 영향으로 저희 집에까지 잠도 자기도 했고(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음), 교회를 따라가기도 했다고 하더군요. 그 친구의 아버지는 철저한 불자였고 자신도 불명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버지가 자신의 이름으로 절을 지어 바치기도 하였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결혼을 하고서도 어딘가 모르게 허망한 삶이었는데, 고등학교 때 교회에 가서 은혜를 경험했던 시간이 기억이 났고, 그 계기로 사찰에 방문하여 스님과 아버지에게 개종하겠다고 이야기를 하고서 믿음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때 깨달은 것은 우리가 뿌린 믿음의 씨앗이 시간이 지나 결국은 자라게 하여 열매를 맺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만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색해 하지 않고서 신앙적인 대화를 늦은 시간까지 나눌 수 있었습니다. 결국 복음의 역사는 지금 당장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인내함으로 씨를 뿌릴 때 반드시 결실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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