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격적인 가을이 되었네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붑니다. 하늘을 쳐다보니 푸르고 높습니다. 사이사이 구름이 펼쳐져 있어서 더욱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저는 종종 하늘을 쳐다보면서 구름의 흐름을 보곤 합니다. 그때마다 생각나는 것이 있는데, 파란 하늘은 화폭인데 거기에 흰 색으로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언뜻 보면 구름의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동안 쳐다보다 보면 수시로 변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 폭의 살아 있는 그림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성도들의 삶의 자리에서도 맑고 투명한 하늘처럼 그런 삶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말입니다. 지난 주간에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간의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제 이스라엘에게는 하마스는 거의 끝난 전쟁이고 새로운 전쟁을 통해서 세력균형을 바꾸려고 하는 것이라고 연일 보도가 나옵니다.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으로 인한 전쟁은 끝날 줄 모르고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상기후로 인해서 우리는 역대 가장 높은 여름을 보내었습니다. 오늘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아들과 통화를 했더니, 역대 최고로 공기가 나쁘다고 하더군요. 그냥 숨만 쉬어도 하루에 담배 4개비를 피는 것과 같다는 보도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공기가 좋은 곳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원래 추석이 지나고서 채소 물가가 비싸다고는 하지만, 배추 한 포기가 2만원을 넘겼다고 하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상기후로 인해서 농산물 수급이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네 일상을 깨드리게 하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이상기후로 인해 미국과 남미에서 밀 재배지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고, 그토록 우리가 매일처럼 마시는 커피 생두가 30% 이상 수확이 떨어졌다는 소식도 듣습니다. 그리고 설탕도 재배가 되지 않아서 많이 오를 것이라고도 하고요. 이런 뉴스만 접하다보면 희망이라는 것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더욱 비관적일 수밖에 없는 삶이 여기저기에서 중독과 타락, 폭력 등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비록 세상의 이러한 변화로 인해 삶의 무게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세상에 소망을 둔 자가 아니라, ‘하늘에 소망을 둔 하늘의 백성’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늘을 바라보고 살아가야 합니다. 지난 8월 공사 중에 페인트를 칠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정을 페인트 칠하는 데 참 힘들더라구요. 그런데 다른 분들이 하는 말씀이 “하늘을 쳐다보면서 일하는 것이 무척 힘들다.”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늘을 쳐다보며 사는 삶’인데, 하나님을 바라보고 의지하면서 사는 일이 숨쉬기처럼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매번 결단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이번 한 주간도 “하늘을 바라보고 의지하며 사는 하늘의 백성”이 다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